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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인생 => 위기철 소설

더카나(더날카로운나) 2020. 8. 26. 08:21

깡패였던 아버지와 과부 딸인 어머니 사이 부산에서 태어나 다섯살에 상경하였고 아버지 친구집에 얹혀살다 아홉살에 달동네 꼭대기 우리집으로 이사했다. 우리집이란 더 이상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좋음을 의미한다. 일곱살 때 내가 주운 강아지를 키우지 못해 아버지는 주인집 아들에게 선물로 주어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것'ㅡ그 차이에 몹시 슬펐다
이사떡을 돌리다 잉크공장에서 사고로 한쪽 눈이 실명된 어머니를 에꾸라 놀리는 부모가 없이 누나와 사는 옆집 아이 기종이와 싸웠으나 다음날 화해했다
아버지꺼서는 매일 채석장 일과 공사장 일을 마치고 늦게 퇴근하시고도 새벽에 일어나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 집이랑 뒷집 토굴할매집에다 갖다 놓는다
슬픔과 절망은 세상 어디에나 있는법이다
모든 슬픔과 절망은 기쁨과 희망이라는 거울에 비출 때만이 실감이 나는 법이다. 기쁨과 희망의 거울을 갖지 못한 산동네 사람들은 슬픔과 절망이 마치 자신의 얼굴처럼 당연히 달려 있는 것으로만 여겼다
"가난하다고 해서 모두 불쌍한 것은 아니야. 가난한 것은 그냥 가난한 거야. 가장 불쌍한 사람은 스스로를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숲속에서 시비거는 이웃 동네 형들이랑 싸워 지지 않았으며 여름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등교했다.
월급에만 관심있는 선생님, 허영심 많은 짝궁 우림이, 골방철학자의 편지 심부름으로 알게 된 피아노선생님은 내가 숲에 살지 않는 사람이 숲을 가지고 있는것은 불공평하다는 말에 귀 기울여 줬다. 월세 받아 가는 풍뎅이 영감은 인정사정이 없어 마을 사람들이 모두 싫어 한다
그림에 문외한 내가 어쩌다 미술 대회에서 최우수상에 뽑혀 인기많은 아이가 되어 칭찬받기 위해 더 열심히 그림을 그렸지만 머지않아 내 그림 실력을 알게 되었다
'죽음이나 이별이 슬픈 까닭은, 우리가 그 사람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해줄 수 없기 때문이야. 사랑하는 사람이 내 손길이 닿지 못하는 곳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슬픈 거야.'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죽자 학교를 그만 두고 취직을 한 검은제비를 자주 볼 수 없었지만 얼굴은 해쓱해져 있었다
기종이는 나를 보통 아이가 되기를 바라고 우림이는 특별한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 특별한 아이는 욕망이고, 보통 아이는 현실이다. 욕망과 현실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바로 우리네 인생인 것이다
고물장수 외팔이 하상사와 기종이 누나가 결혼하여 세식구는 마을을 떠났다.사람은 서로 만나고 힘을 보태고 그리고 강해진다. 그러한 세상살이 속에 사람은 결코 외톨이도 고독한 존재도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된다. 그리고 인생이 갑자기 아름다워진다.
인생의 어느 한 측면만을 지나치게 과장해,그것이 인생의 전부이리라는 착각할 필요는 없다. 기쁨 때문에, 슬픔 때문에, 낭만 때문에, 고통 때문에, 욕망 때문에, 좌절 때문에, 사랑 때문에, 증오 때문에 ᆢᆢᆢ 또는 과거 때문에, 현재 때문에, 미래 때문에ᆢᆢᆢ 혼자만의 울타리를 쌓으려 드는 것은 더더욱 어리석은 짓이다.
사추리ㅡ사타구니의 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