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전에 올린 '하이드로 방식에 의한 쪽염색에 대하여...'란 글에 대하여
어느 분이 질문하신 내용이 하이드로방식으로 하는 쪽염색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들을 거론하셨기에 거기에 답하면서 추가로 몇 자 적었습니다.
간단한 내용이기에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질문내용 :
강알카리 조건이라면 실크는 상하지 않습니까?.
염색 후 발색을 안 하고 수세를 하면 염착이 안 되지 않나요..
그리고 중성으로 환원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1. 염색이란 무엇인가?
물에 염료를 녹이고,
여기에 섬유를 침지하여 가열하면 염료는 섬유 표면뿐만 아니라
섬유 내부에까지 침투하여 결국 섬유의 분자와 염료의 분자는 가까이 서로 섞이게 되는데
이것을 염색되었다고 하며, 가능한 한 빨리 그러한 상태로 접근시키는 일이 염색기술입니다.
2. 염색의 메카니즘은?
섬유는 종류에 따라서 분자배열이 다르고 또한 분자 간격이 다르며
분자 자신의 화학구조나 성질도 다릅니다. 염료도 가지각색이어서 수용성인 것과
불수용성인 것이 있으며, 색소이온도 음이온의 것과 양이온의 것이 있지요.
이처럼 섬유와 염료가 모두 고체상이고, 물을 매개로 하여 서로 결합하는 것이 염색이라고 보면,
그 과정에는 아주 복잡한 화학·물리적인 작용이 따르기 때문에 염색 현상을 간단한 이론으로
설명하기는 곤란합니다. 따라서 염색의 메카니즘은 아직도 완벽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과학(화학)적으로 천연염료의 분자구조를 밝혀내었기에
이를 토대로 각종 염료를 찾아내거나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다양한 염료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입니다.
3. 천연염색이란 무공해인가?
천연염색을 하는 우리는 화학적이 아닌 천연의 재료를 사용하고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되도록이면 친환경적으로 손수 작업한다는 것만 다른 것일 뿐 천연염색의 염재와
염색과정까지도 완전히 무해한 것은 아님을 십분 이해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직접염료를 제외한 다른 염료들은 매염제를 사용하거나 여러가지 방법으로
발효 혹은 조작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투입되는 첨가물이나 이로 인해 생성되는 부산물들은
몸에 해로운 것일 수 있습니다. 이를 버릴거나 폐기할 때에는 반드시 중화시켜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함도 우리가 해야 할 필수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더구나 우리가 천연염료를 추출하는 염재들(직접염료 포함)도 대부분 한방에서 약재로 사용합니다.
아시다시피 많이 사용하여도 해가 덜하면 약이요. 적게 사용하여도 해가 심하면 독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알고 염색물을 얻기 위한 과정을 어느정도는 이해하여야만 그 결과로
얻은 염색물을 중화시켜 몸에 해롭지 않고 그 약성이나 몸에 득이 되는 부분을 피부에
직접 수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질문내용에 대한 아는 만큼의 해설입니다.
1) 강알칼리라면 실크 등의 섬유를 상하게 하지 않는가?
- 섬유를 원상태로 두고 염색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화학섬유에 많이 적용하는
염료들은 대부분 산성이며, 이것들도 최대한 중성에 가깝게 PH지수가 높입니다.
PH지수가 낮으면 흡착은 활성화되지만 염착이 되지 않아 세탁견뢰도가
낮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산성이거나 알칼리거나 간에 중성이 아니라면
어떻게 하여도 섬유가 상하게 됩니다. 따라서 최대한 빨리 염료를
흡착하게 하고 되도록 빨리 중성으로 환원하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실크의 경우 1분이내)
2) 염색 후 발색을 안 하고 수세를 하면 염착이 안 되지 않나요..
- 쪽은 물에 녹지 않는(불용성)염료의 한 속으로 건염염료(建染染料-vat dyes)이므로
그대로는 염색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알칼리성환원제인 하이드로설파이트
(아이티온산나트륨)와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를 가하여 가온하면 류코화합물
(염료를 환원하여 생긴 것으로, 산화하면 원래의 염료로 되돌아가는 화합물)이 되어
알칼리에 녹으며 섬유에 잘 염색된다.
그리고 염색된 섬유를 공기 속에 방치하면 염료는 산화되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고,
섬유 속에서 불용성염료가 된다. 따라서 세탁에도 견뢰하며 대부분은 햇빛에도 강해서
실용성이 높다. 이러한 조작을 배트(vat)라고 한다.
공기중에서 산화하므로 염색이 되긴 되지만 얼룩지기 쉬우므로 일부 염료손실을
무릅쓰면서 염료에서 꺼내자마자 바로 물에 넣어 수세합니다.
이때 물에서 꺼내어 넓게 펼쳐 공기중에서 흔들어 산화시키고 물에서
미처 흡착되지 않아 얼룩이 되기 쉬운 염료도 씻어냅니다.
2) 그리고 중성으로 환원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물론 이때 쪽 자체에 남아 있을 잿물과 알칼리 성분들을 같이 수세하여 중성에 가깝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 피부에 직접 닿는 부분이 산성이나 알칼리라면 곤란하겠지요.
답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회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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