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를 태우다가
지난 밤 그대에게 보내려고 써 둔 엽서
아침에 다시 보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성냥불을 붙였다
끝까지 타지 않고 남은 글자들
외
로
움
날마다 하늘이 열리나니
팔이 안으로만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
장대
오로지 그리움 하나때문에 사시사철 이런 몰골로 서있습니다
빨래줄
왜 당신의 마음은 세탁해서 널어놓지 않나요
금상첨화
겨우내 어깨뼈 갈라지는
오십견통
나이들면
봄 한번 기다리기
이토록 어려운 줄
나는 몰랐네
그러나 서러울 일
하나도 없네
늙으면
햇볕 잘 드는 토담 밑
옷 벗어
이나 방생하면서 살면 족하지
곁에서 아내까지 졸고 있다면
금상첨화지
팔자소관
해마다 다른 새 둥지에 알 버리고 등성이 하나
넘을 때마다 처연하게 울어대는 뻐꾸기 산천초목
모두가 팔자소관 이해하고 같이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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